본문 바로가기

국악인 이야기

(148)
‘서편제’ 데뷔 20년 오정해 ‘큰 소리꾼이 되어라, 마음의 한을 품어라, 큰 소리꾼이 되어라.’ 20년 전 영화 ‘서편제’는 그렇게 심금을 울렸다. 아버지가 딸을 진정한 소리꾼으로 만들기 위해 눈을 멀게 하는 장면이다. 앞이 안 보이는 딸은 ‘이제는 소리밖에 할 수 없지요.’라고 애절하게 울부짖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한국 영화 최초 100만 관객 돌파라는 신기록을 세우면서 그야말로 영화의 한 ‘신드롬’을 일으켰다. 판소리와 소리꾼에 대해 잘 몰랐던 사람들도 이 영화를 통해 새롭게 이해하게 됐다. 그만큼 사회적 이슈였고 눈부신 영상에 녹아든 여주인공 송화의 목소리에 울고 감동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정서와 한을 토해내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이 영화는 1993년 상하이영화제 최우수감독상(임권택), 최우수 여우주연상(오정해), 제31회 ..
정년퇴임 맞은 '시국춤' 이애주 교수 "우리 춤의 진면목은 나를 자유롭게 하는 것… 세계 만방에 알리고 싶어" 올해로 춤 인생 60년: 71년 국립무용단 24개국 순방.."서양춤 흉내" 평가에 충격 받아 우리 춤 정통 살리려 무용계도 떠나 87년 시국춤 '바람맞이춤': 박종철 고문치사 등 춤으로 표현… 그 후 입으로만 일하는 이들에 실망 10년간 승무에 매진, 인간문화재로 퇴임 후의 계획은: 싸이·김연아·손연재가 주는 감동 우리 춤의 역동성과 닿아 있기 때문 춤대학 만들어 제대로 가르치고파 이애주(65) 서울대 체육교육학과 교수가 정년을 맞았다. 87년 민주화 운동의 현장마다 불을 붙였던 춤꾼. 서울대 교수이면서 맨발로 마당춤을 마다 않았던 민주화 운동의 상징. 그러나 88년을 끝으로 한동안 그는 현장 춤에서 멀어졌다. 그 대신 중요무형문화..
한국 대금산조 맥을 잇는 이광훈 연주가 찬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묵직한 대금 소리가 그립다. 휘영청 뜬 달을 바라보면서 곡주 한 잔 기울이면 촉촉하게 마음을 적셔오는 대금 소리가 절로 귀에 착착 감긴다. 자연의 품에 안긴 가을은 격렬한 박자의 로큰롤이나 화려한 클래식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잠시 일상을 놓고, 지친 영혼의 휴식을 위해 신묘한 대금산조 선율에 빠져본다. "30대 중반까지 제 이름이 없었지요."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신비한 능력이 있다. 음악만큼 사람의 감정 상태를 잘 대변하는 예술은 없기 때문이다. 낙엽이 나뒹구는 쓸쓸한 계절이 찾아오니, 평온과 청량감이 무엇보다 필요했던 모양이다. 도시 생활에서 사나워지는 마음을 항상 촉촉하게 채워주는 대금산조가 생각난다. 이광훈의 대금산조가. 한국에서 대금산조 최고의 명인은 인간문화..
'국민소리꾼' 장사익 씨 "소리 인생 18년 얼마나 기쁘고 고마운지…" 15, 16일 이틀간 단독 무대 "시인들에게 빚지며 살죠"‘어머니 꽃구경 가요/제 등에 업히어 꽃구경 가요/세상이 온통 꽃 핀 봄날/어머니 좋아라고 아들 등에 업혔네 (하략)’ 김형영의 시 ‘따뜻한 봄날’ 전문에 곡을 붙인 노래 ‘꽃구경’. 지난 봄 소리꾼 데뷔 18년 만에 처음 출연한 TV 프로그램 녹화분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소리꾼 장사익 씨(63)의 눈에 금세 눈물이 맺혔다. 고려장을 빗대 어머니의 자식 사랑을 담아낸 노랫가락이 슬퍼서만은 아니었다. “아, 저놈 참 행복허게 노래를 부르더구만요. 지가 지 모습을 보는 건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얼매나 삶이 반갑고 고맙고 기쁘던지요.” ‘국민소리꾼’ 장사익 씨가 오는 15~16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두 번째 단독 공연 ‘반갑고 고맙고 기쁘..
가야금 연주자 황현선 “나를 담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 가야금 연주자 황현선은 초등학교 3학년 방과 후 특기적성 수업으로 개설된 가야금 병창반에 들어가게 되면서 처음 가야금과 인연을 맺었다. 그 인연은 충남예술고등학교로, 한국예술종합학교 특차 입학과 졸업으로 이어졌다. 우연히 붙든 실낱같은 가야금과의 인연은 쉽게 끊어질 수 있었음에도 끈질기게 그녀를 가야금 연주자의 길로 이끌었다. 현재 그녀는 Korea Arts Orchestra(이하 K'art) 단원 겸 총무와 악보계를 맡고 있다. 11월 10일 황현선은 연주자로서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정 하나를 앞두고 있다. 처음으로 자신만의 독주회를 갖게 된 것이다. 첫 독주회여서 “욕심도 많이 나고 보여주고 싶은 것도 많다”는 그녀는 이번 공연에서 4년의 대학생활 동안 배운 것들을 토대로 자신의 역량을 관객에게 보여줄..
가야금연주가 민미란 “가야금 인생 50년… 12줄의 매력에 빠져보세요” 가야금 김죽파류 이수자인 민미란 공주교대 교수(57·여)의 50년 가야금 인생은 '정통 국악 지키기'로 요약할 수 있다. 정통 국악이랄 수 있는 산조와 정악의 연주 및 전파에 힘을 쏟아왔기 때문이다. 그는 퓨전 국악의 가치를 부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정통 국악이 기본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18현과 25현의 가야금은 가야금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저 다현금 또는 18현금, 25현금이라고 부른다. "저는 명주실로 만든 12개 현을 가진 악기라야 가야금이라고 불러요. 변화는 나쁜 것이 아니지만 변하지 않는 소중한 가치가 바탕이 돼야죠." 민 교수가 이끄는 가야금 연주단 '청흥'의 2012년 정기연주회가 29일 오후 7시 반 대전평송청소년수련원에서 열린다. 민 교수의 가야금 인생 50년을 결산하는 ..
'즉흥 음악의 달인'가야금 명인 백인영씨 별세 즉흥 음악의 달인으로 꼽히는 가야금 연주자 백인영 씨가 지병 악화로 24일 별세했다. 향년 67세. 전남 목포에서 태어나 장월중선, 유대봉 선생에게 가야금과 아쟁을 사사한 백씨는 고교 졸업 후 여성국극단의 전속악사로 전국을 순회했다. KBS민속합주단, 한국의집 등에서 연주자로 활동했으며 한국국악협회 이사를 지냈다. 관련기사 더보기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1&aid=0005894393
김덕수 "60년 광대인생의 모든 것 보여주겠다" "언제까지 할거냐고요? 숨 끊어질 때까지 해야죠." 사물놀이 명인 김덕수가 10월 27-2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광대 인생 60주년 기념공연'을 연다. 그는 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어찌하다 보니 제 이름 앞에 '60년'이라는 단어가 붙게 됐는데 이런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연주를 하지 않았더라면 벌써 쓰러졌을 것"이라며 웃었다. 김덕수는 남사당인 아버지를 따라 어려서부터 장구를 다루며 놀았다. 다섯 살 때 남사당패 무동(舞童)으로 전통예술 무대에 데뷔했다. 7살에 전국 농악경연대회에 참가해 대통령상을 받으면서 국악천재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이후 국악예술고등학교에서 우리 소리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했다. 그는 이후 활발한 공연을 펼치던 중 '데모의 앞잡이'라며 풍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