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악인 이야기

'국민소리꾼' 장사익 씨 "소리 인생 18년 얼마나 기쁘고 고마운지…"




15, 16일 이틀간 단독 무대 "시인들에게 빚지며 살죠"
‘어머니 꽃구경 가요/제 등에 업히어 꽃구경 가요/세상이 온통 꽃 핀 봄날/어머니 좋아라고 아들 등에 업혔네 (하략)’

김형영의 시 ‘따뜻한 봄날’ 전문에 곡을 붙인 노래 ‘꽃구경’. 지난 봄 소리꾼 데뷔 18년 만에 처음 출연한 TV 프로그램 녹화분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소리꾼 장사익 씨(63)의 눈에 금세 눈물이 맺혔다. 고려장을 빗대 어머니의 자식 사랑을 담아낸 노랫가락이 슬퍼서만은 아니었다. “아, 저놈 참 행복허게 노래를 부르더구만요. 지가 지 모습을 보는 건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얼매나 삶이 반갑고 고맙고 기쁘던지요.”

‘국민소리꾼’ 장사익 씨가 오는 15~16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두 번째 단독 공연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를 연다. 그의 공연은 수년째 유료 객석 점유율이 97%를 넘는 스테디셀러. 지난달 31일 북악산을 코앞에 둔 서울 홍지동 집에서 그를 만났다. 앞마당의 풍경들은 제법 쌀쌀해진 바람 소리를 담아내고 있었지만 햇살만큼은 눈부시게 따사로웠다.

“시월도 마지막날이네유, 가을 드세유.”

그가 건넨 건 빨갛게 잘 익은 홍시. 하나 먹으면 정 없다고 기어이 홍시를 하나 더 건네는 그에게서 구수한 시골의 향이 느껴졌다. 충남 홍성군 광천읍 삼봉마을에서 7남매 중 맏이로 태어난 그가 정식 소리꾼으로 데뷔한 건 마흔여섯이 되던 해. 소문난 장구재비였던 아버지에게서 음악적 기질을 이어받았지만 집안 형편이 여의치 않아 서울 선린상고에 진학했고, 생명보험회사에 취직했다. 직장생활 3년 후 공병으로 군에 입대, 노래 실력을 인정받아 31사단 문선대에서 근무했다. 제대 후 무역회사, 전자회사 영업사원, 카센터, 노점상을 전전했다.

“가수가 열여섯 번째 직업이네요. 그때는 어느 한 곳에도 발을 못 붙이던 힘든 시기였는데 그때 그 인연들까지 노래를 할 수 있는 힘이 됐지요.”

정악 피리와 태평소를 독학으로 익힌 그는 김덕수 사물놀이패 등을 따라 전국을 떠돌기 시작한 1993년 전주대사습놀이에서 ‘공주농악’으로 장원에 올랐고, 전국민속경연대회에서 ‘결성농요’로 대통령상을 탔다. 1994년 11월 주위의 권유로 신촌에서 연 첫 공연이 대성황을 이뤘다. 지금까지 총 7장의 앨범을 발표했다.

장사익 프로필

관련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