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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인 이야기

초적(草笛) 연주자 정재영-나뭇잎과 입술로 만드는 세상의 모든 음악



공연 정보

초적(草笛) 연주자 정재영,
고음반 복원하다 우연히 알게돼 동생과 5년간 미친듯 불고 또 불어

초적연주자 정재영씨가 사철나무 잎사귀로 초적을 불고 있다. 정씨는 “강춘섭 명인의 초적 곡들은 가락의 난해함과 곡조가 쇼팽의 피아노곡에 버금갈 정도”라고 말했다. 

초적(草笛). 이름부터 생소하다. 풀(草)로 부는 피리(笛)라는 뜻이다. 한동안 사라졌던 전통악기 초적이 요즘 다시 세상에 알려지고 있다.

우선 시간을 올라가보자. 조선 성종(成宗·1457~94) 때 펴낸 『악학궤범』(樂學軌範) 3책 7권 향부악기도설(鄕部樂器圖說)엔 이런 기록이 남아있다. '잎사귀를 입에 물고 휘파람을 부는데 그 소리가 맑게 진동한다. 귤과 유자의 잎사귀가 (소리를 내는데) 좋다. 초적을 배우는 데는 선생의 가르침이 필요 없고 악절만 알면 할 수 있다. 그 소리가 여러 악기와 맞다.'

초적을 되살려낸 주인공은 정재영(39)씨. 4일 만난 그는 “2000년 처음으로 초적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정씨의 어머니 김화선 가야금 명인이 고음반 속 옛소리를 복원했는데 그 중 하나가 일제강점기에 활동하던 강춘섭 초적 명인이 남긴 SP 고음반이었다. 태어난 곳도 묻힌 곳도 알려지지 않은 명인의 초적 소리는 정씨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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