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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공연정보/해외

판소리 오페라 '수궁가' 독일서 첫 해외 공연 #국악


21∼23일 부퍼탈 극장 공연
창극의 세계화를 향한 첫 걸음

 

용왕이 병이 들자 거북이를 통해 토끼를 유인했으나 토끼의 꾀에 넘어간다는 이야기의 수궁가.

해학과 풍자의 결정체인 우리의 창극이 오페라의 본 고장에서 독일 예술애호가들을 만난다.

국립창극단(예술감독 유영대)과 세계적인 오페라 연출가 아힘 프라이어(Achim Freyer)가 공동제작한 판소리 오페라 수궁가(Mr. Rabbit and the Dragon King)는 오는 21~23일 독일 부퍼탈 극장 오페라하우스에서 창극의 세계화를 향한 첫 발걸음을 내딛는다.

◇ `판소리의 새로운 발견' 국내 공연 호평 = 수궁가는 지난 9월 8~11일 국립극장에서 열린 세계국립극장 페스티벌의 개막작으로 초연됐다. 4회 공연이 전석 매진될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판소리의 새로운 발견'이라며 관객과 평단 양쪽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연출자인 아힘 프라이어는 판소리의 세계적인 보편성을 발견하고 판소리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세계의 관객들에게 다가가고자 노력했다.

프라이어는 국립창극단이 작품으로 추천한 수궁가에서 이야기 자체의 힘을 느꼈다고 했다. 마치 `아라비안 나이트'와 같은 서사적 예술성을 발견했다는 것이 그가 이 작품을 연출한 이유다.

판소리는 서사자가 작품에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서사단락을 노래함으로써 오히려 현실의 맥락을 파악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아힘 프라이어의 스승인 브레히트가 이와 같은 서사극을 다루었고 이러한 `소외효과'를 만들어냈다.

프라이어는 연출뿐 아니라 의상과 무대디자인, 조명까지 맡았다.

한복을 기반으로 만든 의상과 표현주의 기법의 가면, 추상적인 한국의 산수가 그려진 무대바닥과 객석까지 이어지는 배경막 등이 그 자체로 이미 완결한 예술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독일 표현주의 미술의 선두주자인 그의 무대는 `오페라를 통해 좋은 그림을 관람했다'라는 관객의 반응을 이끌어낸다. 그 만큼 회화적인 무대와 파격적인 이미지를 이번 수긍가에서 선보인다.

◇ 독일 현지 기대감 고조 = 독일의 부퍼탈은 한국에서는 생소한 지역이지만, 유럽에서는 가장 예술적인 도시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전설적인 무용가 피나바우쉬의 무대이자, 백남준이 미술사상 최초로 비디오전시를 개최한 역사적인 곳이기도 하다.

유럽의 극장은 일반적으로 2~3년 전에 한해의 대관일정이 확정된다. 때문에 올해 한국의 수궁가를 올리기 위해 본래 예정돼 있던 공연을 계약 취소했다는 후문이다.

부퍼탈 현지에서의 반응이 벌써부터 뜨겁다.

독일국영방송 WDR TV는 녹화예약을 마쳤다. 주요도시의 극장장과 관계자들이 수궁가를 참관하고 유치하기 위해 부퍼탈로 몰려들고 있다.

현재 수궁가 관람예약을 마친 극장만 해도 함부르크극장, 만하임국립극장, 귀터슬로극장, 바젤극장, 도르트문트극장, 프랑크푸르트오페라극장 등 10여 군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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