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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서 열린 김옥숙 소리극 '일심봉청 회심곡' 보니



우리 소리·우리 춤 가무악극...신명도 두 배 공감도 두 배

눈이 즐겁고 귀가 신났다. 앞좌석부터 뒷좌석까지 '흥'이 전염되기 시작했다. 관객들이 "얼씨구". "좋다" 하고 넣는 추임새가 물결처럼 퍼져 나갔다.

22일 오후 7시 30분 성산아트홀 대극장. 김옥숙 경상도소리보존회장은 소리극 '일심봉청 회심곡(回心曲)-이내말씀 들어보소'를 선보였다.

               김옥숙 경상도소리보존회 가무악극 한 장면./경상도소리보존회

책 <불교가사연구>에 따르면 회심곡은 불교의 세계관을 토대로 인간 생·노·병·사를 이야기한다. 앞에 덕담 소리가 붙고 뒤에 저승·극락 이야기가 확장된 노래다. 즉 인간의 일생을 참회하는 내용이다. 이번 공연은 조선 중기 휴정 스님이 지은 불교가사 '회심곡'을 현대적 감각으로 새롭게 창작한 가무악극이다.

"회심곡을 업신여거 선심공덕아니하면 우마형상못면하고 구렁배암못면하네 조심하여수신하라 수신제가능히하면 치국안민하오리니…내생길을잘닦아서 극락으로나아가세 나무아미타불 나무관세음보살."

김옥숙 경상도소리보존회장이 도창을 맡아 극 전체를 이끌어갔다. 목에 힘을 줘 내리누르는 소리인 경상도 민요와 달리 경기민요는 맑고 경쾌하고 간드러졌다. 박자나 강약 대비도 적절했다. 호흡이 가빠질 만한데 흔들림도 없이 안정적이었다.

김일태 총감독은 "1장부터 7장까지 혼자서 이야기를 이끌어가야 하는 도창자의 부담을 줄여주고 극적 긴장감을 높여 주고자 무용수들에게 다양한 역할을 주문했다"며 "전통 악기의 격 높은 반주는 소리꾼의 감성을 풍부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춤서리무용단의 군무와 국악실내악단의 반주, 창원시립무용단의 특별출연, 경상도소리보존회 합창 등이 김옥숙 회장의 소리와 잘 버무려져 공연에 감칠맛이 났다. 특히 4장 '대문밖이 저승일세'는 이승과 저승을 가르는 죽음의 강과 자욱한 안개가 짙게 깔려 시각적으로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쉽게 알 수 있었으며 7장 '네 원대로 하여 주마'에서는 연꽃, 불탑 등을 이용한 무대 연출이 돋보였다.

마지막 에필로그에서는 '뱃노래', '청춘가' 등 경기민요는 물론 경상도 민요인 '밀양아리랑'을 관객과 함께 불러 신명나게 마무리했다. 아쉬운 점을 꼽자면 약간은(?) 듣기 불편한 찢어지는 음향과 극의 흐름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들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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