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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인 이야기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외국 연출가가 판소리 연출 맡는다




“그동안 가진 기술을 버리고 전통판소리만 보던 분들은 이게 무슨 창극이냐, 하시는 분들도 있을거예요. 하지만 더 넓은 지평을 여는 거고요. ’이게 정답이다’ 가 아니라 ’이런 다양한 작품들도 할 수 있는 거다’ 인거죠.”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최근 막을 올린 파격적인 스릴러 창극 ‘장화홍련’의 평가에 대해 내심 걱정하는 눈치를 보이면서도 그의 말 끝엔 창극의 변화에 대한 의지가 묻어 있었다.

“배우들이 고생하는 거 보면 고맙다”는 김 감독. 그만큼 이번 작품을 통해 대중적으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기원하는 눈치였다.

지난 23일 만난 그는 몸이 좋지 않아 힘들어 하면서도 막바지 공연준비에 한창인 무대를 방문해 진행상황을 지켜보려 하고 있었다.

사실 그는 올해 안식년을 맞았다. 하지만 그저 흘러가는대로 일 할 수 없고 그동안 생각했던 것들을 펼쳐보여야 하니 일이 만만치 않다.

그가 지난 3월 예술감독 부임이후 가장 먼저한 것은 소통의 부재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었다. 부임 직후 2달은 단원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1대1 면담에 주력하고 매 달 단원대표와 회의를 했다. 몸이 뻣뻣한 단원들에게 고전무용을 추게 하는 등 분위기도 바꿔보고자 했다.

그는 유난히도 창작 신작에 집중한다. 이번 ‘장화홍련’부터 국립레퍼토리시즌으로 준비하는 작품들은 모두 신작이다. 새로운 레퍼토리 개발 전까진 심청전을 6년 간 같은 연출가, 음악감독, 스탭과 함께했다. 창의보단 가진 기술을 풀어가는 것이 익숙했던 이들에게 신작은 창작에 대한 긴장감과 도전의식을 만들어줬다. 단원들도 지금까지 잘 따라줬다.

상반기 못했던 작품활동을 만회하려는 듯 ‘장화홍련’이 끝난 다음엔 바로 다음달 8일부터 ‘배비장전’을 공연한다. 판소리의 어법과 다른 파격넘치는 ‘장화홍련’과는 달리 전통어법과 흥겨움을 지닌 ‘배비장전’은 창극단의 작품성향의 균형을 유지한다. 내년 3월엔 윤호진 연출과 ‘서편제’를, 5월엔 그리스 희곡 ‘메디아’, 6월엔 청소년 창극시리즈로 시즌을 마무리한다.
김성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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