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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택견은 부상없이 겨룰수 있는 최고의 무술”

택견 인간문화재 정경화씨

“택견에는 호구가 없습니다. 보호장비가 없어도 다치지 않고 무예를 겨룰 수 있는 한국이 세계에 자랑할 최고의 무술이라는 얘기입니다.”

지난 11월2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6차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에서 무예로서는 세계 최초로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된 택견의 인간문화재 정경화(57·사진) 보유자의 말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문화재청으로부터 1983년 6월1일 인간문화재 보유자로 지정받은 정씨는 임호(1880년대)-송덕기(1893~1987)-신한승(1928~1987)에 이어 4대 택견명인(제2대 예능보유자)이다.

정씨는 “전세계 수천개에 이르는 모든 무예나 무술은 몸동작이 화려하고 현란하며 공격적이고 부상을 동반하기 일쑤일 정도로 비슷한 면이 많다”며 “어찌 보면 우스꽝스럽고 촌스럽기까지 한 택견이 아름다운 춤동작과 매서운 손발의 놀림, 허허실실 속에 상대를 제압하는 능력 등등 그 우수성을 마침내 인정받게 됐다”고 감격해했다.

그는 “이미 고대 문헌에는 고구려와 백제, 신라시대부터 택견이 존재했으며, 당시엔 덕건이라는 이름으로 통용되기도 했다”며 “택견을 포함해 씨름과 사냥 등 다양한 종목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사람들이 문무를 겸비했다고 해서 고려시대엔 높은 관직을 차지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을 존중하고, 무를 상대적으로 저평가하던 조선시대에 와서 택견은 양반들로부터 멀어지는 대신 일반 대중들에게 널리 확산됐다.

하지만 택견의 현실이 낙관적이지도 않고 전망이 밝은 편도 아니다. 정씨는 “그나마 충주시가 올해 시립택견시범단을 출범시켜 다행스럽지만, 유네스코 무형유산으로 등재된 만큼 이제 국립택견시범단을 만들어 택견의 글로벌화에 힘쓸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한겨레 충주/글·사진 권오상 기자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1025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