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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한밭춘추] 전통음악의 개선

한기복 전통타악그룹 '굿' 대표

 

우리는 '음악' 하면 통상적으로 서양 음악을 떠올린다. 하지만 19세기 말 서양 음악이 이 땅에 들어오기 전까지 우리는 '음악' 하면 향악 내지 궁중음악을 떠올렸고 그러한 우리 음악이 이 땅에 있는 음악의 전부였다. 하지만 현재는 '음악'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서양 음악을 뜻한다.

젊은이들이 늘상 듣는 음악은 우리 음악이 아니라 서양에서 유래된 댄스음악이나 외국 팝송을 주로 듣는다. TV나 라디오에서도 전통음악은 접하기 힘들다. 국악은 설날, 추석 등 특별한 명절이나 국악 공연장을 방문해야 감상할 수 있는 음악이 되어 버렸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 나라 이 땅에 뿌리 깊은 전통음악은 따로 국악이라 불리고, 서양 음악은 그냥 음악으로 통용되는 현실이 전통음악을 하는 한 사람으로서 개탄스럽지 아니할 수 없다. 이렇게 불합리한 분류법이 어디에 또 있겠는가?

그렇다면 왜 이러한 불합리한 현상들이 생겨났을까? 생각하건대 이는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로 서양 음악 중심의 교육이고, 또 하나는 해방 이후 자유민주주의, 자본주의 같은 서구적 가치가 급속히 우리 사회를 지배하면서 우리 전통적 문화는 가치적으로 등한시되고, 부정적으로 여겨져 폄하되고, 버려야 하는 과거의 산물, 보수적이고 봉건적인 유물로 여겨지게 된 점을 들 수 있다. 물론 여러 가지 견해가 있겠지만 이 두 가지 원인이 서로 상승 작용을 하며 발전해 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렇다면 이를 극복하는 방안은 무엇일까? 전통음악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고, 외래 음악을 주체적인 사고를 통해 수용하고 창조적으로 발전시키는 우리의 자세가 확립되어야 할 것이다.

일차적으로 우리 공교육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본다. 공교육에서 많은 발전을 하고 있지만 이런 식의 교육 방법은 임시적 처방에 지나지 않다. 제도적 개선이 수반되지 않은 개선은 명분에 불과하다. 초, 중, 고등 교육에 전공(국악) 교사가 필요하며 이러한 교육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일반적 국악 풍토도 자연스럽게 개선될 것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하는 일상의 음악들은 대부분이 외래 음악이다.

하지만 현 음악 교육을 우리 음악 체계로 변환하고 외래 음악을 적절이 수용하며 전통문화를 보편적 우리 음악으로 인식한다면, 전통음악의 보존이 외래 음악의 수용과 함께 상생할 수 있을 것이고 대중음악도 조화로운 음악적 균형을 이루며 발전할 것이다.

대전일보 --> http://www.daejonilbo.com/news/newsitem.asp?pk_no=985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