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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인 이야기

가야금 병창 인간문화재 '안숙선'과 자녀들




   ● 최고의 소리꾼, 영원한 현역
9살에 국악 입문, 소리·산조·무용 병행가야금 병창으로 49살에 인간문화재"판소리의 진정한 발전적 후계는 창극"
      ● 여러 개의 국악 밥상을 차리다
판소리 다섯 마당과 가야금 병창 바탕美 재즈 그룹·김덕수 사물놀이와 실험"퓨전 이름으로 전통 훼손은 안 돼"
● 국악 홀대 풍토에 맞서다
"어린이집·유치원부터 가르쳐야"안숙선 창극 아카데미서 꿈나무 키우고판소리 가족용으로 축약하는 작업 중


안숙선 프로필

판소리 목청과 전통악기가 한 몸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교직하며 서로를 희롱한다. 거기에 고수의 추임새까지 따르니 우당탕탕 물굽이가 치솟는 듯 하다. "얼씨구" 소리가 안 나오고는 못 배긴다, 안숙선(65)씨는 바로 그 가야금 병창으로 인간 문화재의 자리에 오른 사람이다. `

자택 연습실에서 딸, 손녀와 함께 '풍년가'로 호흡을 맞추니 여느 국악관현악단이 부럽지 않다. 얼마 전 국립극장에서 두 남성 소리꾼과 펼쳤던 제야 공연 무대에서 객석의 환호작약을 이끌어 냈던 바로 그 소리다.

'설명이 필요 없는 최고의 소리꾼이자 창극 스타이며,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예능보유자'. 지난 4월 국립극장에서 문을 연 '안숙선 창극 아카데미'에 관한 공식 자료의 어투는 다소 호들갑스럽지만 현장에서의 반응에 비긴다면 결코 지나치지 않는다. 지난해 국립극장 안호상 극장장에게 건의해 만들어진 기관에 그는 아무 직함 없이, 가끔 나가 꿈나무들을 살펴본다.

국립창극단 단장,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그만 뒀지만 국립국악원 예술감독에, 남원 춘향제전 축제 위원장이라는 자리는 맡고 있으니 여전히 왕성한 현역이다. "가인(歌人) 안숙선… (중략) … 그대 육신은 우주의 음(音)을 담은 그릇, 쭈그러들어 작아진 몸에서도 오히려 음량이 자유자재로…(후략)" 응접실 한 켠에는 그에게 주는 헌시가 숨은 듯 조그맣게 걸려 있다. 소리 인생 56년에 대한 압축으로는 적절해 보인다.

그와 소리는 한 몸이다. 평상 언어로 대화를 하는 가운데서도 말소리는 고저장단이 두렷하다. 게다가 판소리 할 때의 발림처럼 동작이 선명하니 때로는 마치 판소리를 듣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 일으킨다. 여전히 카랑카랑한 목청처럼 기억도 선명하다. "어려서부터 남원에서 소리와 산조, 무용을 병행해 왔어요. 남원에서도 어려서 병창을 한 사람은 별로 없었는데 두 가지를 능히 할 수 있었던 이모의 지도와 나의 즉흥성이 합해진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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