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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음반사에서 #국악 음반 낸 작곡가 임준희

"클래식 전공했지만 국악에 끌려"


메이저 음반사 소니뮤직이 처음으로 국악 작곡가의 음반을 냈다. 그동안 상업성이 없어 외면한 영역이다.

작곡가 임준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53)는 그 높은 문턱을 뛰어넘고 음반 `댄싱 산조`를 냈다. 그만큼 그의 작품이 호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음반은 지난 10년 동안 그의 삶과 고뇌가 담긴 작품들로 채웠다.

임 교수는 "청중과 음반사들이 외면해 그동안 한국 작곡가들이 설 자리가 없었다"며 "이 음반이 힘들게 곡을 쓰는 작곡가들에게 힘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악과 클래식 음악의 조화를 추구해왔다. 우리 가락으로 펼치는 오페라 `천생연분`과 한강의 전설과 역사를 담은 `한강 칸타타`, 바이올린과 피아노, 가야금이 어우러지는 `댄싱 산조` 등으로 청중을 사로잡아왔다.

오영진의 희곡 `맹진사댁 경사`를 토대로 쓴 오페라 `천생연분`은 2006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된 후 2007년 일본 도쿄문화회관, 2008년 베이징 세기극원 무대에 오르며 오페라 한류를 일으켰다.

임 교수는 "한국인의 얼을 담은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며 "독일 고전음악만 찬양하지 말고 국악도 사랑했으면 한다"고 작곡 배경을 설명했다.

그도 원래 클래식 음악을 전공했다. 연세대 음대 작곡과와 미국 인디애나대학 박사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국악은 자연스레 그를 당겼다고 한다.

"학창 시절 독일 현대음악을 작곡해야 학점을 받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작곡은 생각을 담아내는 예술이에요. 나는 한국사람인데 베토벤과 모차르트 어법으로 선율을 만들어내는 게 이상했어요."

대학 2학년에 국악연구반에 들어간 그는 본격적으로 우리 가락에 빠져들었다. 1981년 MBC 대학가곡제에서 영산회상 가락에서 영감을 얻은 `바람에 실은 가락`으로 금상을 수상했다.

임 교수는 "교수님들이 한국 가곡을 못 쓰게 해서 몰래 참가했다"며 "예술성은 있으나 대중성이 없다는 이유로 대상을 받지 못했다"며 기억을 더듬었다.

음대 재학 시절 마음껏 국악 창작을 공부하지 못한 탓일까.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음악과 학생들에게 국악 어법으로 작곡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최근에는 거문고와 해금 등 국악기와 서양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을 쓰는 데도 공들이고 있다. 거문고와 해금 명인을 외국에 알릴 길을 열어주기 위해서다. 11월에는 한국전쟁을 담은 오페라 `까르마`를 무대에 올린다.

국악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작곡 전도사로 유명한 그는 "올해는 새로운 작품보다는 그동안 발표한 곡들을 완성도 있게 키워 무대에 올리겠다"고 새해 포부를 밝혔다.

[매일경제 전지현 기자] --> 기사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