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을 넘어선 생성의 경지 "전통·전위 사이에서 자유 찾았죠"
거문고를 현악기라 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 오른손의 술대로 여섯 개의 줄을 퉁겨 나는 소리는 타악적 현악이다. 죽비 소리처럼 청량한 타격음을 남기는가 싶더니 두터운 현의 울림으로 날카로움을 감싼다. 거문고 연주자 허윤정(45)씨는 그 남성적 소리를 타고 전통에서 전위까지 음악의 넓은 지평을 누빈다.
그는 "마침내 자유로워졌다"며 "전통과 새 것 사이의 갈등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단순한 퓨전을 넘어선, 생성의 경지다. 그는 "모든 것이 내 안에서 믹스(mix)된다"며 자신의 현재를 정리했고"내 진짜 희망을 알게 됐다"며 미래를 슬쩍 내비쳤다. 그의 표현에 의하면 "전통의 전위적 모습"이다.
서울예고 1학년생은 다음 진로를 이화여대 무용과로 틀었지만 거문고 특유의 리듬과 베이스가 주는 기억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대학 졸업 후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에서 4년을 보낸 그는 화려한 악기들의 뒷전 신세이기 십상인 거문고의 위상을 절감했다. 그는 "독주자로서의 욕망" 혹은 "나의 존재감"이라 했다. "나와 대중을 만족시킬, 시대가 요구하는 전통의 길을 30대 초반까지 모색했죠."자신에게 주어진 두 가지 가능성을 극대화시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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