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악공연정보/서울

김소진,안이호의 완창판소리 '수궁가' 28~29일 대학로 예술극장3관



두 젊은 소리꾼의 의지와 패기가 담긴 완창판소리 '수궁가'가 무대에 오른다.

판소리브레히트 '사천가'의 소리꾼이자 '앙드레삼월이'의 작창 겸 소리꾼인 김소진이 윤진철 명창에게 사사한 강산제 보성소리 '수궁가'와 '정가악회'의 소리꾼 안이호가 김영자 명창에게 사사한 정광수 바디 '수궁가'가 그 주인공이다.

강산제 보성소리는 오늘날 전해지는 소리 유파 중 가장 왕성하게 보급되고 있으며, 판소리의 최고봉을 이루고 있는 유파 중에 하나로 알려져 있다. 강산제 보성소리는 박유전-정응민-정권진으로 이어지며, 서편제의 창시자인 박유전의 소리가 정응민에 이르러 김세종, 김찬업으로 이어지는 '세종판 춘향가'를 받아들임으로써 보성소리라는 독특한 유파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강산제는 서편제와 비슷하나 서편제 자체의 지나치게 애절한 면은 지양하고, 동편제(東便制)의 굳세고 웅건한 창법과 중고제의 분명함을 적절하게 배합돼 있다. 또한 언어가 양반 계층의 언어와 많이 섞여서 통속적이지 않는 특징을 갖고 있다.

정광수 바디는 유성준-정광수-김영자로 이어진 동편제 소리로 비교적 남성적이고 선이 굵으며 힘있는 소리다. 여기서 '바디'는 명창이 스승으로부터 전승해 한 마당 전부를 음악적으로 절묘하게 다듬어 놓은 소리를 말한다.

정광수 명창은 말년에 유성준의 소리에다 어릴 때 배웠던 서편제 수궁가와 정응민에게서 배운 보성소리 수궁가를 참작해 별도의 수궁가를 만들었다. 이렇게 짜여진 '정광수 수궁가'는 어떠한 수궁가보다도 완성된 느낌을 준다. 한마디로 옛 판과 새 판이 함께 어우러지는 수궁가가 바로 '정광수 바디 수궁가'다.

전통음악의 현대화에 앞장서고 있는 두 소리꾼 김소진, 안이호의 완창판소리 '수궁가'가 오는 28일부터 29일까지 대학로 예술극장3관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판소리 '수궁가'의 잔잔한 재미를 통해 '전통음악은 지루하고 어렵다'는 편견을 뛰어 넘는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소진은 판소리 만들기 '자'의 소리꾼 겸 작창가로 활동하면서 살아 숨쉬는 판소리를 만들고자 노력하는 젊은 소리꾼이다. 김소진의 전통판소리는 딱딱하고 보고듣기 어려운 전통판소리 완창이 아니다. 깊이가 있지만 어렵지 않고, 전통이지만 그리 멀지 않은 전통판소리 완창 공연이다. 김소진의 공연은 배우로서의 진면목도 완창을 통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전통음악과 문학을 접목해 한국공연예술의 새로운 무대양식을 제시하는 '정가악회'의 소리꾼이자 다재다능한 배우로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안이호 또한 이번 공연에서 보다 완성도 높은 소리와 넘치는 끼로 관객들과 만난다. 오늘을 살아가는 예인으로서의 진지한 고민과 재치를 담은 그의 '수궁가'는 평소 접하기 쉽지 않은 젊은 남자소리꾼의 완창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모아진다.

김소진, 안이호는 각자 다른 유파, 다른 성별, 각자 다른 활동 속에서 성장하고 있는 공연자다. 따라서 이 두사람의 공연은 전통이 현재의 소리꾼들에게 어떠한 모습으로 전수됐고, 그들이각각 어떠한 작업 환경 속에서 성장하고 있는지, 그 안에서 그들에게 전통 판소리는 무엇인지 비교하며 살펴보면 더욱 재밌는 무대가 될 것이다.

 민중의소리 이동권 기자 -->  기사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