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필자 : 오진호 (吳振昊)
정의
이 굿은 1987년 7월 1일에 ‘중요무형문화재 제82-라호’로 지정되었다.
내용
이 지역에서는 세습무에 의해 별신굿·오구새남굿·도신굿 등이 행해지는데 대대로 정씨·박씨·이씨·김씨·노씨 집안이 대표적으로 단골판을 현성하였다. 정씨는 거제도, 이씨는 통영 욕지도 및 인근 섬지역, 김씨는 한산도를 중심으로 단골판을 주도했으며 광복이후 거제신청과 통영신청이 통영으로 합쳐지면서 이 지역의 무가사설 및 무관(춤)이 통일되었다고 한다.
일제시대 때 아키바 다카시(秋葉隆)가 쓴 『조선민속지(朝鮮民俗誌)』에 거제도 별신대(別神竿)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내용은 소략하지만 오늘날 남해안별신굿과 동일하다. 이 굿의 제보자로 언급되는 무부 정철주는 현재 남해안별신굿 예능보유자인 정영만(鄭暎晩)의 증조부이다. 이후 1967년 문교부 문화재관리국의 마을 제의에 관한 설문지 조사(이 자료는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연차적으로 발간되었으며, 경남과 부산 지역의 자료는 2003년 『한국의 마을제당 제7권(경남ㆍ부산편)』으로 발간되었다)와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경상남도편(韓國民俗綜合調査報告書-慶尙南道篇)』에 1968년 사량도 양지리 능량동의 별신굿 무부 박경삼의 제보로 굿의 제차가 소개되어 있다.
본격적인 조사보고서로는 문화재관리국편의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무의식편(巫儀式篇)』 「통영지방의 무의식」을 들 수 있다. 여기에는 별신굿뿐 아니라 도신과 오구새남굿의 무악(巫樂)·무구(巫具)·무가(巫歌)사설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이후 남해안별신굿은 1987년에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면서 초대 보유자로 정모연(鄭模蓮)이 지정되었으나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 당시 활동하고 있던 정모연·고주옥(高珠玉)·박복개·박복률 등이 타계해 전승의 어려움을 겪다가 정모연의 기능을 정영만이 전수받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남해안별신굿은 보통 정월 초하루에서 보름 사이에 행해지며, 요즘은 2일 정도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굿의 진행순서 및 석별 진행순서는 다음과 같다.
1. 들맞이 당산굿 : 마을에 도착한 일행이 길군악을 연주하면서 마을을 한 바퀴 돈다. 이는 마을의 수호신에게 도착한 것을 알리는 거리이다. 제차는 길연주, 청신악, 삼십삼천, 청신악, 넋노래, 허배, 대너리, 말미, 천근, 불림, 법성, 삼현, 공사, 수부, 맘자심, 송신악 순이다.
2. 굿장모댁 부정굿 : 굿장모(굿을 하는 동안 마을을 대표하는 제관)댁에 들러서 이 집의 부정을 씻는 절차이다. 제차는 청신악, 넋노래, 허배, 대너리, 조너리, 푸너리, 제석노래, 제만수, 삼현, 공사, 수부, 맘자심, 송신악 순이다.
3. 산신제(위만제) : 마을의 굿장모와 이를 보조하는 마을사람 1~2명이 당산에 올라가 마을 수호신에게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절차로 제물을 차려 제사를 모신 뒤 밤을 새운다.
4. 일월맞이(칠성굿) : 묵은해를 잘 보냈으니 돌아오는 해도 잘 보내게 해 달라고 하늘에 기원하는 굿이다. 제차는 칠천수, 청신악, 삼십삼천, 넋노래, 허배, 대너리, 말미, 천근, 맘자심, 제석노래(칠천수), 공사, 제석노래, 제만수, 삼현, 수부, 맘자심, 송신악 순이다.
5. 골맥이굿 : 일월맞이가 끝나면 메구를 치며 삼한대를 앞세우고 바닷가의 용왕굿을 하기 위한 장소로 내려온다.
6. 용왕굿 : 사행용왕신에게 바람을 막아주고 배의 안전과 만선의 풍어를 기원하는 굿이다. 이때 마을의 각 가정에서는 조상상을 차린다. 제차는 청신악, 삼십삼천, 넋노래, 허배, 대너리, 말미, 천근, 불림, 법성, 삼현, 공사, 수부, 맘자심, 송신악 순이다.
7. 부정굿 : 굿청의 부정을 씻고 제단을 정화하는 굿이다. 제차는 굿장모댁 부정굿과 동일하다.
8. 가망굿 : 가망할매에게 비와 바람을 막아주고 어업과 농사의 풍요를 비는 굿이다. 제차는 부정굿과 동일하다.
9. 제석굿 : 제석신에게 재수를 기원하는 굿으로, 제차는 부정굿과 같다.
10. 선왕굿(서낭굿) : 팔도선왕(서낭)을 다 불러 모셔서 동네 평안과 자손들의 무사를 기원하는 굿이다. 제차는 청신악, 대너리, 선왕풀이, 동살풀이, 조너리, 푸너리, 맘자심, 송신악 순이다.
11. 큰굿1) 손굿(1) 지동굿 : 동태부신령(마을의 시조)을 위한 굿이다. 제차는 청신악, 넋노래, 허배, 올림채 1ㆍ2ㆍ3장, 말미, 대너리, 천근, 대너리, 천근, 대너리, 천근, 맘자심, 송신악 순이다. (2) 손님풀이 : 마마(손님)에 걸리지 않도록 기원하는 굿이다. 제차는 대너리(징), 신가구연 순이다. 2) 고금역대 : 죽은 이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굿이다. 제차는 불림, 염, 맘자심 순이다. 3) 황천문답 : 평소에 지은 업보에 따라 지옥과 극락으로 가니 평소에 좋은 일을 많이 하도록 권장하는 굿이다. 제차는 불림, 염, 천근, 맘자심 순이다. 4) 축문 : 인생의 무상함과 망자의 제사 방법을 기록한 축문을 읽는다. 제차는 불림, 염, 맘자심 순이다. 5) 환생탄일 : 죄를 많이 지었다 하더라도 염불과 설법을 듣고 공역을 쌓으면서 지극정성으로 빌면 환생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제차는 불림, 염, 천근, 맘자심 순이다. 6) 시왕탄일 : 저승을 관장하는 열시왕을 모셔놓고 발복을 기원하는 굿이다. 제차는 염불장단, 접탄일, 불림, 염, 법성, 올림채 1ㆍ2ㆍ3장 순이다. 7) 대신풀이 : 돌아가신 선대무당들을 추모하는 굿이다. 제차는 수부, 맘자심 순이다.
12. 군웅굿 : 장군과 동네에 공로가 있던 분들을 모셔놓고 동네 평안과 명복을 기원하는 굿으로 공사가 없다. 제차는 청신악, 넋노래, 허배, 대너리, 조너리, 푸너리, 제석노래, 제만수, 삼현, 수부, 맘자심, 송신악 순이다.
13. 시석(송신굿) : 모든 잡신과 구천을 떠도는 영혼들을 동참시켜 풀어먹이는 굿이다. 용왕굿을 할 때 차렸던 조상상의 제물을 바다에 던진다. 이때 던지는 밥을 용왕밥이라고 한다. 순서는 제석놀이, 제만수, 육갑풀이(육십갑자), 맘자심, 개기(메구나리) 순이다.
14. 띠뱃놀이 : 동네의 묵었던 액을 띠배에 실어 멀리 보내는 굿이다. 마을에 따라 생략하는 경우도 많다.
이외에도 탈굿(탈놀음)인 중광대, 해미광대, 망석놀림이 있었으나 현재는 잘 하지 않는다. 남해안별신굿의 굿제차는 크게 잔삭다리굿과 큰굿으로 나눌 수 있다. 잔삭다리굿은 부정굿, 가망굿, 제석굿이며 이때의 무녀는 큰머리를 쓰지 않고 조너리·푸너리·제석노래·제만수 등의 장단을 쓴다. 잔삭다리굿과 큰굿에도 속하지 않는 굿제차 중에서 일월맞이, 용왕굿은 ‘석을 크게 잡는다’고 하며 무녀는 큰머리를 쓰고 주로 말미·불림 장단을 사용한다. 지동굿, 손님풀이, 고금역대, 황천문답, 축문, 환생탄일, 시왕탄일을 묶어서 남해안별신굿에서는 큰굿이라 말한다. 무녀는 큰머리를 쓰고 무가는 서사무가와 교술무가가 중심이 된다. 손님풀이는 강남에서 온 손님의 노정기를 그린 서사무가이며 고금역대·황천문답·축문·환생탄일·시왕탄일은 기원과 교훈적인 내용의 교술무가이다.
남해안별신굿의 장단은 2소박 5박자의 말미·불림이 특징적인데 동해안별신굿의 청보3장과 구조가 같다. 무가의 선법은 육자백이 토리이나 전라도지역의 육자백이 토리처럼 시김새를 강하게 주지 않고, 경상도 사투리를 쓰기 때문에 메나리토리의 느낌이 난다. 악기구성에서 대금·피리·북 등이 쓰이는 것은 전라도 및 경상도 남부지역의 무속음악의 공통적인 특징이나 장구의 크기와 치는 법은 경상도지역 무속음악과 비슷하다.
남해안별신굿은 경상도 무속의 성격과 전라도 무속의 성격을 공유하고 있으며, 인근 남해군·사천시·고성군·진해시·마산시 등지에서도 별신굿을 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거제ㆍ통영 지역의 별신굿과 유사한 형태가 연행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 정영만 남해안별신굿 예능보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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